한국 조선사들의 카타르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가 40척을 향해가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현 시세에 비해 약 15% 낮은 가격에 카타르발 LNG선을 수주하고 있지만, 한 건의 도면으로 수십척의 배를 반복해 만드는 연속·반복 건조로 수익 창출을 자신하고 있다.
12일 조선업계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9일 초대형 LNG운반선 7척을 척당 2억1400만달러에 수주했다. 2억5000만달러를 목전에 둔 국제 시세에 비해서는 약 15% 낮은 가격이다.
한국조선해양은 발주처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2억1400만~2억1500만달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대규모 계약이 이뤄졌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총 151척으로 추산하고 있는 카타르 발주 계획의 일부로 확신하고 있다.
선가와 선주 소재지 등으로 추정한 한국조선해양의 카타르 수주잔고는 17척으로 추산된다. 삼성중공업은 16척, 대우조선해양은 4척의 계약이 카타르 물량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카타르의 예약 물량에 비춰 한국 조선 3사가 연내 16척 가량을 추가로 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NG운반선의 안정적 공급 능력은 전세계에서 한국 조선 3사와 중국의 후둥중화조선만 갖고 있다. 이때문에 카타르 발주 예상분 151척 중 30% 수준인 45척씩을 한국 조선 3사가 각각 가져갈 것으로 전망된다. 후둥중화에는 한국 조선 3사 몫을 제외한 나머지 16척이 예약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 물량은 한 조선사 내에서 한 건의 설계도로 수십척을 찍어내는 연속·반복 건조로 만들어진다. 보통 선박 건조 비용을 마련하는 상황에 따라 선주가 달라지는데, 카타르 프로젝트로 발주되는 선박들은 선주와 상관없이 도면이 같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한국조선해양의 경우 카타르 프로젝트로 제작되는 모든 배들의 크기는 길이 299m, 너비 45.4m, 높이 26.5m가 된다는 의미다.
연속건조와 반복건조가 이뤄지면, 선박 제작의 첫 단계인 설계 과정에 필요한 비용과 1년 가량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같은 재료와 부품을 반복해서 사용하며 공정을 효율화할 수 있고, 대량 구매로 공급망에 대한 가격 협상력도 커진다. 조선소 정규직 직원의 기본급이나 시설 투자비 같은 간접비의 1척당 부담도 최소화된다.
실제 2014년부터 진행된 대우조선해양의 러시아 야말 LNG 프로젝트 사례에서 연속·반복 건조 효과가 드러난 바 있다. 당시 대우조선은 쇄빙선 시리즈를 15척 수주했는데, 제작 경험이 없던 쇄빙선이라 2014~2016년 당시 1~3호선을 만들 때는 적자를 봤다. 그러나 건조 경험이 축적된 2017~2018년에는 수익률이 급격히 개선됐다. 다올투자증권은 대우조선 야말 프로젝트 쇄빙선의 1~3호선 제작시기와 4~12호선 제작시기의 매출총이익률 격차가 최대 5%포인트까지 벌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최근 철강제품 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카타르 프로젝트의 수익성은 좀 더 개선될 전망이다. 올해 후판값 급등기에 나온 ‘저가 수주’ 우려가 어느 정도 불식됐다는 평가다. 하반기 후판 가격을 협상중인 조선 업계와 철강 업계는 후판가 인하는 기정사실화하면서, 인하폭을 놓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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