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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도 한국 조선수주 현황 (대략)

2009년의 수주량이 어땠냐고 물어보면 모두들 손사래를 먼저 칠 만큼 2009년 국내 조선소에서 수주한 물량은 극히 적었다.
이는 단지 국내의 경우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지만, 우리나라가 그동안 조선 강국으로 전 세계 발주량을 대부분 무리 없이 수주한 전력이 많았기에 이번의 수주 급감은 국내 조선 업계를 강타한 가장 혹독했던 시련이었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이런 수주 가뭄 속에서도 그 이유가 무엇이 됐던 간에 한 두 시기쯤 ‘반짝 수주 호황’도 이루어져, 전 세계를 호령하는 국내 조선업계의 저력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도 사실이다.
생존 전략을 찾아야 할 정도로 힘들었던 불황의 터널 속, 한 건 한 건에 울고 웃었던 2009년 국내 조선 업계의 수주 상황을 다시금 짚어보도록 하자.

1. 상반기는 ‘꽁꽁’, 하반기는 ‘구름 속 햇살 잠깐’
(1) 설마했던 수주 급감의 예상, 2009년 상반기 사실로 드러나
2009년의 국내 조선업계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침울했던 상반기, 그러나 7월 '반짝 호황'과 12월 '연말 수주'로 잠시 빛났다”고 말할 수 있겠다. 2005년~2007년 선박 투자 붐에 의한 '선박 과잉 공급' 현상과 2008년 금융 위기로 인한 세계 경제 불황 및 해운 산업의 자금난은 전 세계적으로 선박 발주를 급감시켜 해운 산업의 후행 산업인 조선 산업은 2009년 '수주 가뭄'이라는 일대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2009년 국내 조선 업계 가장 첫 번째 수주는 1월 15일 삼성중공업이 유럽 선사로부터 천연가스 생산 선박인 NLG-FPSO를 9천 6억 원에 수주한 것이다. 그러나 그 이래로 3월까지 이렇다 할 수주 소식이 들리지 않은 채 지나갔으며, 4월에서야 STX그룹 계열사인 STX유럽의 선전으로 1,500억 원 규모의 쇄빙예인선 3척 수주와 프랑스 정부로부터 수주한 군용 수송함 수주 등 단 2건의 수주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후의 사정도 그리 좋지 않아 5월에는 전 세계적인 신규 선박 발주 기근 속에서, 전달에 이어 STX그룹인 STX조선해양이 국내 국방과학연구소로부터 차기 해상 시험선 1척을 수주하는 등 일반 상선에서의 수주보다 특수선 관련 수주 소식을 들려줬을 뿐이다.

(2) 하반기 ‘반짝 수주’의 신호탄이 됐던 STX조선해양의 탱커선 8척 수주
상반기의 마지막 달인 6월에는 대우조선해양이 당사와는 30년 된 우정을 간직하고 있는 네덜란드 히레마 사로부터 19,100톤급 바지선 1척을 수주하며 본격적인 수주 신호탄을 날렸다. 6월에서야 수주를 했던 것이 무안해서일까, 대우조선해양은 그 기세를 몰아 그리스 굴지의 여객선사인 아티카 그룹으로부터 약 2억 달러에 상당의 여객선 2척을 수주해 향후 크루즈선 건조를 향한 착실한 도전 정신을 확인케 했으며, 그 사이 '수주 가뭄' 속에서도 홀로 선전하고 있던 STX그룹의 STX조선해양이 올해 상선 부문 첫 대규모 수주를 기록하며, 2008년 10월 이후 반가운 소식이 그다지 들리지 않았던 국내 조선업계에 대규모 수주 소식을 전해줬다.

유럽 선사로부터 50,400WT급 탱커선 8척(옵션 4척 포함)을 한꺼번에 수주하며 총 3.4억 불 규모의 성과를 달성한 STX조선해양의 이 수주건이 도화선이 됐던지, 2009년 하반기를 첫 스타트를 끊은 7월부터는 '반짝 호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수주 가뭄을 조금이나마 해갈할 만한 수주 소식이 들려왔다. 클락슨 자료에 의하면, 7월 전 세계 조선 업계의 신규 수주량이 634만 t(적재톤)을 기록했다고 하는데, 국내 조선업계도 이 '반짝 호황'을 놓칠세라 전사적으로 수주 경쟁에 뛰어들어 기억할 만한 좋은 소식들을 들려줬다.

한국선박운용㈜으로부터 3천 톤급 중대형 경비함 5척을 수주한 현대중공업을 필두로, 성동조선해양이 7월 16일 그리스 선사로부터 12만 8천 톤의 원유 운반선을 2척 수주함으로써 올해 들어 처음으로 수에즈막스급 대형 탱커를 수주하는 쾌거를 올렸으며, 대한조선 역시 국내 조선업계의 오랜 수주 가뭄을 뚫고, 8월 24일 마샬 아일랜드(Marshall Islands)계 선사와 18만 DWT급 벌크선 2척에 대한 건조 의향서를 체결하여 신규 수주전에 가세한 것이다.

더욱이 7월 29일 컨소시엄 파트너인 프랑스 테크닙 사와 함께 유럽 최대의 석유업체인 로열더치셸이 발주하는 LNG(액화천연가스)-FPSO(부유식 원유 저장 하역 설비) 건조 및 장기 공급을 위한 독점적 계약자로 선정된 삼성중공업은 향후 최장 15년간 로열더치셸이 발주하는 대형 LNG-FPSO를 최대 10척을 독점 공급함으로써 60조 원대에 이르는 '수주 대박'을 터트려 화제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이 같은 7월 '반짝 호황'이 불황의 전세를 엎어버리는 '희망의 신호'는 아닌지 조심스럽게 바라보는 조선업계의 기대와 달리, 그 후 7월의 이 ‘반짝 호황’은 상반기처럼 심각한 수준은 아니어도, 예년과 비교하면 현격히 차이가 날 정도로 그 수주량은 대단한 편이 아니었다.

(3) 기사회생? 수주 급감 속에서도 가장 빛났던 연이은 ‘연말 수주’
그러나 11월과 12월, 세계 물동량이 일부 살아나고 있는 데서 희망의 기운을 느낀 까닭인지,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해도 좋고, 2009년 가는 해에 대한 작별의 선물 혹은 2010년을 맞이하는 환영의 선물이라고 해도 좋을 폭발적인 '연말 신규 수주' 소식은 2010년 새해를 맞이하는 데 있어 그나마 희망 한 줄기를 부여하고 있다.



11월 SPP조선그룹이 유럽 선주사로부터 각각 8만 1천 톤급 벌크선 2척과 5만 9천 톤급 벌크선 4척 등 총 6척을 2억 1천만 달러에 수주한 데 이어, 현대중공업은 호주 고르곤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관련하여 2초 4천억 원의 거대 시장 진입에 성공적인 발걸음을 내딛었으며, 성동조선해양도 일본 선사로부터 180,000WT급 초대형 원유 운반선 4척 수주에 성공해 총 7억에 달하는 큰 금액을 2009년 총 매출액으로 더한 것이다.

더욱이 12월은 11월에 비해 더욱 활발한 수주 소식으로, 추운 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국내 조선업계에 있어서는 2009년 그 어느 때보다 훈훈한 달이었다.
특히 조선 분야에서의 불황에 대한 해결책을 해양으로 찾은 대형 국내 업체들이 해양 산업에서 선전하는 모습이 눈에 띄는데,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독일 알베에그룹의 자회사인 알베에이 사로부터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 3척을 수주한 데 이어, 이탈리아 메시나 사로부터 로로컨테이너선 4척을, 그리고 더욱 욕심을 내어 미주지역 시추업체로부터는 드릴쉽 2척과 반잠수식 1척 등 총 3척과 마지막으로 그리스 해운회사 알미탱커 사로부터는 원유 운반선 10척을 수주하면서 지난 호황의 전성기로 돌아간 듯한 모습마저 보여줬다.

이에 뒤질세라 STX유럽은 노르웨이 선사 시엠 오프쇼어 사로부터 해양작업지원선 2척, 아일랜드 오프쇼어 사로부터도 2척 등 총 4척의 해양작업지원선을 수주했으며, 동일 계열인 STX조선해양도 아시아 선주로부터 37,000DW급 벌크선 2척을 수주했다.

또한 상반기에는 비교적 잠잠한 모습을 보여줬던 성동조선해양도 유럽 및 아시아 등지의 선사로부터 케이프사이즈벌커와 수에즈막스탱커 등 총 7척과 홍콩 Tehhu 사로부터는 2척을 수주해 2009년 ‘연말 수주’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2. 대형 조선사보다 많은 희생과 인내를 감수해야 했던 중소형 조선사들은?
앞서 언급했듯 2009년 국내를 대표하는 대형 조선사들의 수주 소식은 전년 대비 80% 이상 급감한 수주 물량에도 불구하고, 7월과 12월을 기준으로 바짝 신규 수주를 거두며 선전하는 모습을 보여줘 국내 조선 업계의 저력을 다시금 확인케 했다.

그러나 다만, 그나마 수주량을 획득한 국내 대형 조선소 외 수적으로 우세에 있는 중소형 조선소들은 과연 어디에서 물량을 확보했을까 하는 궁금함이 치켜드는 건 어쩔 수 없다.

C&조선소를 필두로, 세코중공업, YS중공업, 대한조선의 경우 이미 수주 급락에 따른 자금난 악화 등으로 인해 워크아웃 및 퇴출 절차에 들어가 구조조정 중이며, 최근 대형 조선소인 한진중공업도 신규 수주 부진 및 수주 취소의 여파로 조선부문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는 낭보를 전해주고 있으니 알려지지 않은 중소형 조선소의 경우 얼마나 극심한 수주난과 재정 악화로 생존 전략을 펼치고 있을지는 능히 짐작이 간다.

이들 중소형 조선소들이 올 한 해 수주한 수주량을 정확히 확인해 볼 길이 없었으나, 중소형 조선소들에게 조금이나마 숨통을 틔워줄 반가운 소식이 있어 잠시 전하고자 한다.

(1) 선박현대화지원사업 정부 자금지원 2중 선체 건조 우선지원
‘선박현대화지원사업’이란 연안 선박의 노후선 대체 및 현대화를 위한 선박건조자금 지원으로 연안화물(여객)운송사업의 수송 경쟁력을 확보하고 연안해상교통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해운법 제45조 및 동법 시행령 제13조제3호에 의거하여 최우선으로 유조선 이중선체화를 위한 신조선 확보, 국내에 선박이 부족한 전용선의 신규확보 또는 대체, 노후여객선의 대체 또는 신규여객선의 확보, Ro-Ro선, 컨테이너선 등 경제선형 선박의 확보 또는 대체, 국내 화물량 증가에 따른 신규선박의 확보, 그 밖의 연안해운활성화를 위한 국토해양부장관이 인정하는 선박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저리의 건조자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 선박현대화지원사업 개요

- 지원대상: 선박현대화지원사업 선박 건조대상 업체

- 지원형태: 융자(선박건조자금의 80% 이내),

- 지원조건: 국내조선소 건조, 5년거치 5년 상환, 변동금리

- 추진절차:
   선박현대화지원사업 운용계획 공고(국토해양부) : 1~2월중
   신청서 접수(한국산업은행) : 2~3월중
   사업성 검토 등 예비검토(한국산업은행) : 3~4월중
   최종심사 및 선정결과 통보(국토해양부) : 4~5월중

- ‘선박현대화지원사업’ 실수요자 선정 순위:
   1순위: 유조선 이중선체화를 위한 신조선 확보
   2순위: 국내에 선박이 부족한 전용선의 신규확보 또는 대체
   3순위: 노후여객선의 대체 또는 신규여객선의 확보
   4순위: Ro-Ro선, 컨테이너선 등 경제선형 선박의 확보 또는 대체
   5순위: 국내 화물량 증가에 따른 신규선박의 확보
   6순위: 그 밖의 연안해운활성화를 위한 국토해양부장관이 인정하는 선박

- 문의처: 국토해양부 연안해운과 ☎ (02)2110-8563, 8567, 8564


최우선으로 유조선 이중선체화를 위한 신조선 확보를 위한 정부의 ‘선박현대화 지원사업’은2009년 2월 본지를 통해 보도된 바 있는 녹봉조선소의 유조선 건조 인도에 관한 보도자료는 2008년 정부의 선박현대화지원사업에 따라 총 건조자금 183억 중 정부자금 57억을 지원받아 삼부해운(대표 박진검)이 신조 발주한 선박으로써 석유화학제품을 운송할 2중 선체 석유화학제품 운송선을 경상남도 거제에 소재한 녹봉조선소에서 건조하여 삼부해운에 2009년 2월 인도하여 2008년의 이 지원사업의 수혜를 받았다.

또한, 연안 여객선 및 화물선 건조대상 업체를 대상으로 한 정부의 ‘선박현대화 지원사업’이 그것인데, 이는 연안 선박의 노후선 대체 및 선박건조 자금 지원으로 연안화물(여객) 운성 사업의 수송 경쟁력을 확보하고 연안 해상 교통의 안전성을 확보한다는 취지로 매년 시행되는, 일종의 중소선 조선소로의 정부 지원이라 할 수 있다.

2009년에는 57억보다는 줄었지만, 총 52억에 달하는 선박현대화 지원금이 세종해운과 해광운수, 대부해운에서 발주를 의뢰한 유달조선, SH조선, 문창조선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세종해운은 그 중 20억 원의 자금을 지원받고 유달조선으로 인천과 삼목.신도.장봉 간의 항로에 투입되는 500GT급 차도선을 발주하게 됐으며, 해광해운은 15억 원의 자금으로 SH조선에 전남 해남 지역에 투입되고 있는 기존 선박을 대체할 600GT급 차도선을, 대부해운은 17억 원의 지원금을 받아 문창조선으로 인천과 덕적 간 직항로에 투입되는 300GT급 차도선을 발주하게 됐다.

(2) 2010년 중소형 조선소 ‘선박현대화지원사업’에 적극 참여 활로 개척이 필요
국내 해운 통계 및 보도자료 등에 따르면 국내 선주가 보유하고 있는 단일선체 석유화학운반선(유조선)이 22척 정도로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2009년에는 신청이 들어오지 않아 무산됐지만, 이 지원사업의 실수요자 선정 1순위가 ‘유조선 이중선체화를 위한 신조선 확보’를 최 운선 수위로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선박현대화지원사업’인 만큼(<표 4> 참조), 이중선체 의무화 제도가 시행되는 2011년을 앞두고 2010년에는 더욱 많은 해운업계와 관련 조선소의 관심이 집중되리라는 생각이다.

현재 국토해양부(문의처: 국토해양부 연안해운과 ☎ (02)2110-8563, 8567, 8564) 정보에 따르면, 국내 총 22척의 단일선체 선박 중 6척이 2010년 해체와 더불어 선박현대화지원사업을 통한 이중선체로의 탈바꿈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이는 국내 중소형 조선소에게는 단비와 같은 소식이며 앞으로 국내 중소형 조선소에서 이와 같은 지원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금의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활로책으로 생존 전략을 펼쳐 나가길 기대해 본다.

 

- 해양과 조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