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액화천연가스)선박 발주량이 100척 넘는 대규모 사업인 카타르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시동이 걸렸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이 연이어 LNG선 총 6척을 수주하며 신호탄을 쐈다.
대우조선해양은 아프리카 지역 선주로부터 17만4000㎥(입방미터)급 대형 LNG운반선 4척을 총 1조734억원에 수주했다고 7일 공시했다. 이날 현대중공업 그룹의 조선 부문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도 유럽 소재 선사로부터 LNG운반선 2척을 총 5375억원에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대우조선해양과 한국조선해양이 수주한 선사 소재지는 각각 다르지만, 해당 선박들은 모두 카타르발 물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선박들은 2025년 상반기까지 선주 측에 인도돼 카타르에너지의 노스필드 확장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이다.
카타르는 세계 최대 LNG 생산국으로 연간 LNG 생산량을 7700만톤(t)에서 1억2600만톤으로 확대하는 증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은 2020년 6월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와 100척이 넘는 LNG선 건조 슬롯 계약을 체결했다. 슬롯 계약은 새 선박용 도크를 미리 선점하는 것을 뜻한다. 올해 총 20척가량의 발주를 시작으로 매년 20~30척에 달하는 추가 수주가 이어질 전망이다.
일각에선 국내 조선 3사가 2020년 카타르와 체결한 계약서에 원자잿값 상승 등을 고려한 선가 변동 조항이 제외된 탓에 당시 계약대로 수주할 경우 수천억원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우려가 나왔다. 2020년까지 톤당 67만원 수준이었던 조선용 후판 가격은 올해 120만원까지 오른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공시된 계약액을 고려했을 때 이 같은 우려는 불식될 전망이다. 이날 대우조선해양 수주분은 1척당 약 2억1448만달러(2683억원), 한국조선해양 수주분은 척당 약 2억1480만달러다. 지난 3일 현대삼호중공업이 계약한 LNG운반선 수주가인 척당 2억3110만달러에 비해 7% 가량 낮지만 2020년 가격인 1억8600만달러에 비해 15%가량 오른 수준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당시 가격보다 선가를 높여 계약했고 원자잿값 상승을 고려한 연동 조항도 들어갔다"며 "동일한 설계를 바탕으로 여러 선박을 건조하면 효율성이 높아지고, 카타르 수주로 선박 도크를 채운 만큼 (다른 선박 수주 시) 가격 협상력이 높아졌기 때문에 손실이 크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