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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서남해 해상풍력 단지' 가보니..육상풍력보다 소음 작고 설치 용이 (GWO, 해상풍력시설개인보호장비, 수상구조작업복, 해상구조작업복, 만타해상안전헬멧, 개인조난위치발신기)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추석 연휴 직후인 지난 5일 전라북도 고창군 상하면 구시포항에 있는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 육지에서 10㎞ 떨어진 바다 위에 설치된 해상변전소를 중심으로 60㎿ 규모의 풍력 터빈 20기가 설치돼 있었다. 전북 고창군과 부안군 전력의 17.4%를 이곳에서 공급한다.

전남 나주역에서 75㎞를 달려 도착한 실증단지 구시포항엔 30여가구의 민가가 모여 있다. 날씨가 맑았지만 망원경이나 휴대폰 카메라 줌 기능을 쓰지 않고 맨눈으로 보기는 어려울 정도로 풍력 터빈은 멀리 떨어져 있었다.

풍력 터빈 20기와 파도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국해상풍력(한해풍) 실증센터 전망대에 올랐다. 망원경을 이용하지 않으면 20기의 터빈을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다. 일렁이는 파도가 보였고 소음은 들리지 않았다.

 

국내 최초 해상변전소…주민 수용성도 높여

구시포항에 도착한 오전 10시24분 기준 섭씨 18도의 맑은 날씨였지만 배를 탈 수 없었다. 유입 파고가 1.5m 이상이면 안전상의 이유로 풍력 터빈으로 가는 배를 탈 수 없기 때문이다. 늦어도 11월까지는 정비를 마무리해야 하는 한해풍 직원들은 이날 예정된 항공장애 정기검사를 미뤄야 했다.

800m 간격으로 띄엄띄엄 놓인 터빈 앞엔 가스냉방시설처럼 생긴 네모난 해상변전소가 눈에 띄었다.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해상변전소로, 20기의 터빈에서 모은 22.9㎸의 전압을 154㎸로 높여 더 가는 내·외부 해저 케이블망을 쓸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터빈에서 육지까지 전기를 옮기는 과정에서 송전 손실을 줄이고 케이블망 단가를 낮춰주는 시설이다. 이렇게 20기의 터빈에서 1년간 만들어진 전기 155GWh는 전북 고창군과 부안군의 5만가구(4인 기준)에 공급된다.

서남해 해상풍력사업은 1단계 실증단지(사업비 3718억원) 이후에도 400㎿ 규모의 시범단지, 2000㎿의 확산단지 등으로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2차 시범단지 사업 부지를 찾기 위한 풍황 조사, 타당성 조사를 앞두고 있다.

해상 풍력이 육상 풍력보다 나은 점은 무엇일까. 한해풍에 따르면 해상 풍력은 육상 풍력보다 ▲소음이 작고 ▲3㎿ 이상의 대형 터빈을 설치하기가 쉬우며 ▲산을 타고 올라오면서 바람의 양이 줄어드는 육상 풍력과 달리 섬이 많지 않을 경우 비교적 바람의 흐름이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기초 구조물을 만들 때 쓰는 '석션 버킷 공법'을 상용화해 비용 절감에 성공하기도 했다. 작은 등대처럼 생긴 석션은 대형강관(버킷) 위에 설치된 펌프로 물을 배출해 파일 내·외부의 수압 차를 발생시켜 하부 기초 구조물을 설치한다. 말뚝을 박는 기존 방식과 달리 진동과 소음이 작아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덜 미친다.

설치 시간도 기존 30일에서 1일로 줄였다. 육상 풍력보다 설치비가 비싼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서남해 해상풍력 시범단지의 하부 기초물 중 50%를 석션 버킷으로 공급할 경우 약 1800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해상풍력인 제주 탐라와 한림, 전남 신안, 울산 등과 무엇이 다를까. 서남해 해상풍력 시범단지는 해수면이 평균 7.5m로 낮은 편이라 기초 구조물 등 공사가 용이하다는 특징이 있다. 해수면이 너무 낮으면 설치 선박, 설비를 실은 바지 선박이 바다 밑바닥에 닿으면서 공사비가 늘 수 있는데, 서남해는 해수면 높이가 적정해 이런 비용이 비교적 적게 든다.

실증단지는 발전 터빈 면적 7.68㎢에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 면적을 더해 총 8.364㎢의 공간을 차지한다. 점사용 면적 0.684㎢ 확보가 특히 쉽지 않았다. 단지 내에서 조업하던 어민들의 불만이 일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11년에 3단계 사업의 추진 계획이 세워졌는데 1단계 실증사업이 올해 초에야 종합 준공될 정도로 사업 진척이 더뎠던 이유다.

단지 내에서 굴, 가리비, 미역, 다시마 등을 조업할 수 있도록 조치를 마련해 주민 수용성을 높였다. 지난 8월 한해풍은 국내 최초로 해상풍력단지 내 어선 통항을 허용했다.

해양수산부가 요구한 ▲안전 설비 확보 ▲감시 체계 구축 ▲어선 안전 관리 ▲20여명의 실증단지 직원의 해상계통 안전 관제교육 수료 등을 끝낸 뒤 올해 안에 본격적으로 단지 내 조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단, 터빈 반경 100m 이내에 진입할 수 없도록 안전 조치를 걸어둘 방침이다. 한해풍에 사전 등록한 어민을 대상으로 단지 내 조업을 허용할 계획이다.

 

국산 터빈 경쟁력 확대 과제

GW 단위의 대형 해상단지로 성장하려면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시속 70㎞(초속 20m) 이상의 강한 태풍이 불 경우, 특히 야간엔 설비가 육지에서 10㎞ 떨어져 있고 파고 1.5m 이상이면 배를 띄울 수도 없어 대처하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400㎿ 규모의 2단계 시범단지를 활성화하려면 최소 5㎿ 이상의 풍력 터빈을 만들어야 한다.

두산중공업이 5.5㎿ 설비를 개발 중이고, 2단계 시범단지엔 이 터빈 70여기가 설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중은 2018년 국책과제로 8㎿급 대용량 해상풍력발전기 개발에 들어갔으며 2022년 제품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다. 현재 4대 해상 강국이라 불리는 영국, 독일 등이 있는 유럽에선 이미 8㎿ 터빈이 상용화됐고, 12㎿를 개발하고 있다. 한국풍력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두중의 발전 설치용량은 15만8500㎾로국내 점유율 10.64%에 그쳤다.

정부가 제시한 '2034년까지 20GW 규모의 해상풍력 단지 조성, 8만7000개의 일자리 창출' 목표 달성은 만만치 않아 보였다. 한해풍 관계자는 "시범단지와 확산단지를 통해 국산 설비의 경쟁력을 높이고 산업을 활성화해 향후 수출까지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창=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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