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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선까지 넘보는 왕서방, 파업 중인 한국.. 사무라이는 낙오 (조선기자재, 조선산업, 조선해양, 조선수주, 조선소)


세계 7위 대만의 해운사 에버그린은 올해 초 초대형 컨테이너선 10척을 발주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으로 1척당 발주액은 1억5000만달러, 총 발주액이 15억달러(약 1조76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였다. 한·중·일 조선사가 수주전에 뛰어들었는데 에버그린은 이달 초 삼성중공업에 6척, 중국 조선사 두곳에 2척씩 발주를 결정했다. 일본 조선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8월 중순까지만 해도 일본의 이마바리조선이 10척 모두 수주할 것으로 예상했고, 9월에는 삼성중공업과 이마바리조선이 나눠 가질 것으로 분석됐는데, 결국 일본 조선사는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계 조선업계를 이끌어 온 한·중·일 조선이 2016~2017년 최악의 '수주 절벽'을 겪으면서 희비가 갈리고 있다. 일본은 가장 먼저 조선업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경쟁에서 낙오했고, 중국은 규모 면에서 한국을 넘었고 이젠 기술에서도 한국 조선에 바짝 다가섰다. 한국 조선은 초조해진 상황이다.

◇낙오한 일본 조선

조선·해운 분석 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9월 말 일본 조선사의 수주 잔량(남은 일감)은 1283만CGT(선박 건조 난이도를 고려해 환산한 t수)로 2002년 7월(1283만CGT) 이후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선박 수주도 196만CGT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7% 감소했다. 한국과 중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일본은 지난 8월에는 선박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다. 월 단위로 수주 제로(0)를 기록한 건 2009년 11월 이후 10년 만이다.

일본은 선제로 조선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여러 차례 체질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글로벌 경쟁력은 내림세다. 한국 조선처럼 해양 플랜트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바꾸려다 대규모 손실을 냈고, 인건비 절감을 위해 브라질에 진출했다가 실패했다.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히는 크루즈선 건조에 나선 것은 일본 조선을 재앙으로 몰아넣었다.

일본은 다수의 중소 조선사가 시장을 움직여왔다. 이 때문에 대형 선박 건조에 불리했고, 대형화하는 선박 선호 추세와도 맞지 않았다. 그동안 자국(自國) 발주 물량과 정부 지원 물량으로 버텨온 것도 한계에 달했다. 일본은 올 들어 109척을 수주했는데 척당 수주액을 보면 3300만달러에 불과하다. 중국(5000만달러), 한국(9400만달러)과 비교하면 값싼 소형 선박 위주로 수주했다는 의미다. 후판 등 원자재 가격은 오르고, 2020년 도쿄올림픽 준비로 노동력까지 빼앗기면서 인건비가 더 비싸진 것도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치고 올라오는 중국 조선

중국 조선사는 지난 9월 말 2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진수식을 가졌다. 세계 4위 프랑스 해운사 CMA CGM이 2017년 발주한 9척 중 첫 번째 선박이다. CMA CGM은 지난해 사망한 창업자의 이름을 따 '자크 사데(Jacques Saad�[)'호로 명명(命名)했다. 길이 400m, 폭 61m인 이 선박은 2018년 독일 조선소가 만든 크루즈선(AIDAnova·325m)과 현대삼호중공업이 만든 탱커선(250m)을 제치고 LNG(액화천연가스)를 연료로 움직이는 가장 큰 선박으로 기록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정부가 현대중공업 등 한국 조선사 기술을 따라잡기 위한 그동안 노력이 큰 결실을 보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2017년 당시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경험과 LNG 기술에서 앞선 한국 조선사의 수주가 예상됐지만, 중국 국영 조선사인 CSSC(중국선박공업집단)에 밀렸다.

중국 조선은 양적 측면에서 이미 한국을 앞섰고, 질적 면에서도 턱밑까지 쫓아온 상태다. 최근 미국 에너지 기업은 대형에탄올운반선(VLEC) 17척을 중국 CSSC그룹 산하 조선소에 발주하기도 했다. VLEC는 한국과 중국 조선사가 선형 개발 경쟁을 벌이는 분야다. 일본 해사신문은 "중국은 리스사, 조선사, 정부 계열 은행이 삼위일체가 돼 중국 조선소에 발주하는 해외 선주·선사에 선박 금융을 제공하고 있다"며 "일본의 대형 선주를 비롯해 세계 주요 선주가 중국 조선소에 2만TEU가 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발주를 검토하는 이유"라고 보도했다.

◇여전히 부진한 한국 조선

지난해 최악의 수주난에서 벗어난 한국 조선은 올 들어 다시 부진의 늪에 빠졌다. 9월 말까지 신규 선박 수주는 527만CGT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절반이나 줄었다.

한국 조선은 최근 수년간 인력 감축, 생산 축소, 인수·합병(M&A)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들어갔지만 발목을 잡는 강성 노조, 조선 생태계 붕괴, 노동 생산성 하락 등 경쟁력은 꾸준히 악화하고 있다. 이성근 대우조선 사장은 지난달 조선해양의날 행사에서 "후판가 상승과 늘어나는 인건비 부담으로 경영 여건은 악화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사내 협력사들은 최근 "내년부터 주 52시간제가 확대 시행하면 118사 모두 존폐 위기에 처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우조선 노조는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를 찾아가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 합병 반대 집회를 가졌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노조는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잇따라 파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생산성본부가 집계한 조선업(기타운송장비) 노동생산성 지수는 2016년 143.5에서 지난해 115.9, 올 1분기 101.4로 급락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중견·중형급 조선소가 사라지면서 중국이 그 자리를 꿰차고 들어왔고, 이는 중국이 선박 건조 경험을 쌓고 경쟁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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